남자는 야동, 여자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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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번도 안해 본 여자]
 
우연히 남편 또는 남자친구의 컴퓨터를 구경하다 수많은 야동이 숨겨진 폴더를 찾았다면?
 
“아... 내 남자는 다를 줄 알았는데 정말 실망이에요.“
“징그럽기만 한데 남자들은 왜 이런 걸 보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한테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해요.“
“화면 속 여자들을 보며 흥분한다 생각하니 너무 괘씸해요.“
“장르가 정말 충격적이던데... 정말 이런 걸 원하는 변태일까요?“
  
아마 대부분의 여자는 위와 비슷한 반응이지 않을까 합니다. '뭐 남자들은 원래 그런 거 아니야? 후훗!' 하고 쿨하게 넘어갈 수 있는 여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심지어 어떤 부부는 다시는 야동을 보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기도 하고, 그것을 어긴 것 때문에 심한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과연 이것이 여성들을 그토록 분노하게 할만한 일인 걸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는 에로티시즘에 대한 남녀의 차이일 뿐! 여성들이 그토록 실망하고 분노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야동 왜 보냐고? 드라마는 왜 보는데?
 
남자에게 야동은 여자에게 드라마와 비슷한 것입니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징그럽기만 하고 여자를 성적 도구로만 보는 야동이 뭐가 좋다고 보는지 이해도 안 가고 한심하게 생각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남자들은 재벌 2세가 가난한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져 주변의 반대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그런 허무맹랑한 스토리의 드라마에 빠진 여성들을 볼 때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대부분의 남자는 '저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뭐가 재미있다고 저리 난리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자들이 정말 현실에서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인생역전을 하고 싶어서 드라마를 보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현실에서도 그런 걸 꿈꾸며, 현실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재벌 2세만 찾아다니고,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값비싼 물건들만 따라 사며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여자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러면 속된 말로 '허세 쩌는 정신 나간 여자' 소리 듣는 거죠.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그게 흥분되니까 보는 거지 야동을 보면서 '이야~ 저거 좋은데? 꼭 해봐야지! 아~ 정말 저렇게 하고 말 거야.' 하면서 보지는 않습니다. 물론 야동 속 장면들을 실생활에서 해보려는 남자도 있기는 하죠. 그러면 이제 '변태, 또라이' 소리 듣는 거죠. 심하면 쇠고랑을 찰 수도 있고요. 같은 겁니다.
 
 
누가 꼭 저 장면을 그대로 해달래?
 
여자분들! 꼭 내 남자가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변해주길 바라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드라마의 멋진 프로포즈 장면이나 이벤트 장면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실 겁니다.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여주인공과 저렇게 하고 싶어 죽겠네!'가 아니라 저런 화끈한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정도의 생각할 뿐입니다. 여자들이, 근사한 식당에서 남자친구가 내가 원하던 선물과 반지를 주며 프로포즈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남자들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선이라면 따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거죠.
 
 
나로는 만족이 안 돼서 그러냐고?
 
여자들은 남자가 야동을 보는 것에 대해 '나로는 만족이 안 돼서 그러는 거냐, 화면 속 여자들을 보니 그렇게 흥분이 되더냐, 너한테 실망이다.'며 몰아붙이곤 하는 데 반대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남자가 '왜? 나로는 만족이 안 돼서 저런 드라마를 보는 거냐, 지금 현실이 불만이냐, 저런 남자 만나고 싶냐? 너도 백마 탄 왕자를 꿈꾸는 된장녀냐, 실망이다.'고 몰아붙인다면 어떨까요? '뭐 이런 퐝당 시츄에이션! 뽀로로 섹스하는 소리하고 있네! 넌 여자를 그리 모르냐?'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남자도 마찬가지라 이겁니다. 그냥 보는 겁니다. 여자들이 그런 드라마 스토리에서 재미를 느끼듯 남자들은 그런 시각적 자극에서 재미를 느끼니까 그냥 보는 것입니다.
 
 
남자는 야동 속 장면에 감정이입, 여자는 드라마 스토리에 감정이입
 
이 글을 보고 어찌 야동과 드라마가 같냐고 광분할 여성이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남녀의 에로티시즘에 대한 차이에서 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다른 글에서 '남자는 여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섹스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성에 더욱 관심이 많고 좀 더 직접적인 것을 좋아하는 남자들은 야동처럼 직접 성과 관계된 노골적인 장면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입니다. 반면 관계 중심적이고 간접적인 것을 좋아하는 여성들은 드라마의 스토리라인과 주인공의 관계 등에 감정이입을 시키는 것이죠.
 
결국은 남녀의 차이에서 오는 관심사의 문제일 뿐, 남자가 야동에 심취하는 것이나 여자가 드라마에 심취하는 것이나 같은 맥락입니다.. 드라마는 떳떳하고 공개적으로 볼 수 있는 대상임에 반해 성은 아직 음지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좀 나쁘게 생각될 뿐입니다. 그러니 이제 이 글을 읽으셨다면 남자의 야동 시청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더는 남자를 변태 색마로 몰아붙이거나 서로의 관계에 대한 불만으로만 해석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용납이 안 된다고요? 야동 보는 것으로 남자를 갈구려면 먼저 당신부터 드라마를 끊으십시오. 여자들은 말합니다. 야동이 남자들 다 버려놓는다고. 남자들은 말합니다. 드라마가 여자들 다 버려놓는다고. 현실과 판타지를 구분하고 뭐든 적당히 즐기는 성인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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